인도네시아 헤이즈
[전문가 기고] 인도네시아 헤이즈, 주변국과 관계 악화
2014-12-16 손병철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무역관
인도네시아 헤이즈, 주변국과 관계 악화
장세윤 대학생 인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헤이즈가 무엇인지 인도네시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헤이즈란 자연적인 시력으로는 구별할 수 없는 대기 중에 떠 있는 먼지나 염분의 입자를 말한다. 이는 보통 10-6m보다도 작은 연무질(煙霧質, aerosol) 물질로 일출과 일몰 시에 빛의 도움을 받아서 선택적인 산란을 한다. 따라서 그것이 수분을 함유하고 핵이 집적되면 크기가 커져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빛에 의한 산란을 하지 않는 안개(무(霧), mist)와는 구별이 된다.(네이버 자연지리학 사전) 인도네시아는 이 헤이즈 때문에 주변국가와의 마찰뿐 아니라 경제적인 손실도 입고 있다. 수마트라 플랜테이션 농작, 화전 산불로 인해 발생한 연기가 북풍을 타고 주변국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2013년 6월 최악의 헤이즈 오염으로 인해 싱가포르는 대기오염지수(PSI)가 위험수위인 300을 넘어서고 약국, 병원에 환자가 넘쳐났으며 사망자도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졌고 마스크가 잇따른 사재기로 품귀현상을 빚은 경우까지 발생했다. 또 환경부 사이트에서는 헤이즈가 발생하면 관련정보를 따로 계속 업데이트 하기도 한다. 2014년 3월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헤이즈 발생 빈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아직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잦아진 헤이즈로 인해 경제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계속해서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싱가포르의 컨테이너항구 Tanjong Pagar가 헤이즈에 가득찬 모습
인도네시아는 12년 전 월경(越境)적 헤이즈 아세안 오염조약에 동의를 했고 지속적으로 주변국의 공문으로 이 문제 해결에 대한 압력을 받아왔지만 올해 1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의결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헤이즈 발생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해 실시하고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 해결 방안을 찾고 있지만 국경을 넘는 오염이 발생하는 만큼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주변국도 함께 이 문제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성명을 발표했다.
헤이즈 발생에 따른 연기의 이동경로 위성지도
위의 지도와 같이 싱가포르는 헤이즈 문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싱가포르는 자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회사라도 헤이즈 발생과 연관된 업무를 하는 회사에 벌금을 청구한 전례도 있다. 헤이즈가 그저 안개처럼 몇 시간, 며칠 지속되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 휴교, 공항 폐쇄 등으로 연속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관광을 위해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를 찾았던 관광객 또한 하나의 피해자인 셈이다. 한국 웹사이트에서도 인도네시아 헤이즈를 검색하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관광 시 꼭 체크해야 하는 상황으로 나올 정도로 경제, 관광산업, 건강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헤이즈는 피해를 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면 인도네시아 정부가 헤이즈 발생을 적극적으로 진압할 수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수마트라의 땅이 없는 농민이나 화전민이 숲을 개간하기 위해 몰래 숲에 불을 놓으며 유일한 생계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 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팜 오일 사업을 위해 국내외 기업에 수천만㏊에 달하는 열대 우림 개발을 허가했는데 그 기업형 팜 농장 또한 팜 나무를 심기 위해 기존의 숲에 불을 질러 개간하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2013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을 이어 올해 당선된 조코 위도도가 이 문제를 주변국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주변국까지 영향을 미치며 타격을 입히는 헤이즈 문제는 개발도상국인 인도네시아가 포기할 수 없는 개발위주의 경제 정책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해결되지는 못하겠지만 말-인-싱 삼국의 지속적인 협의 도출과 헤이즈 원인의 근본인 인도네시아 자체의 끊임없는 문제 해결노력만이 헤이즈를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